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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게시판에 올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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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대표님께 드리는 글 - 서울시장 당선을 위하여.
◆ 1. 노회찬 대표님의 ‘무죄 판결’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러나..
12월 4일, ‘절망의 날’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뭄 한가운데 내린 한줄기 단비처럼 ‘기쁨의 날’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정치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절박감으로 마음을 많이 조였을텐데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저 역시 몹시 기쁜 마음입니다.
현재 진보가 처한 조건은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소선거구제와 지역주의, 그리고 역사적으로 한국적 특수성으로 인해서 <자유주의 세력>이 진보개혁진영의 헤게모니를 완강하게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정당체제는 완고한 보수주의와 유약한 자유주의의 양당체제로 굳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한가운데 ‘민주당’이 존재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영국 노동당의 역사가 보수당(보수주의)와 정면으로 맞붙기 위해서는 자유당(자유주의)을 눌러야 했던 것처럼, 한국의 진보주의와 진보정당도 한국적 보수주의와 정면으로 진검승부를 하기 위해서는 ‘유약한 자유주의’ 세력인 <민주당>을 제압해야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각종 인터뷰 등을 봤을 때, 노회찬 대표님 역시도 이 문제를 진지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2. 민주당 헤게모니의 ‘역사적’ 약화 조건과 ‘제도적’ 강화 조건
민주당은 그간 한국사회에서 양당체제의 한축을 형성하는 비교적 강력한 야당으로 존재했습니다. 그것은 무엇보다 탁월한 정치인이었던 김대중의 존재와 강력한 반독재민주화 투쟁의 역사성과 80년 광주항쟁과 호남소외론으로 상징되는 강력한 호남의 저항적 지역주의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민주당이란 정당 자체는 매우 허약한 자유주의 세력이었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범운동권진영에서 '젊은 피’를 수혈하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그러나 2004년 열린우리당의 과반 집권 이후에, 이 모든 것은 전부 동력을 상실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민주당 리더십의 양대 축이 모두 역사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정리하면, 민주당의 헤게모니를 떠받쳐주던 역사적 조건들은 상당부분 소멸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독재 민주화 임무의 완수 △호남 소외 문제의 상당부분 극복 △강력한 카리스마형 리더십의 소멸 △진보쪽 젊은피 수혈구조의 붕괴 △남북관계의 불가역적 진전 등이 모두 민주당 헤게모니의 약화될 수밖에 없는 역사적 조건들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 헤게모니를 재강화시킬 조건들도 없지 않습니다. 그 핵심은 △양당제 강화 경향을 가진 소선거구제의 존재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유약한 자유주의세력보다 ‘더 무능한’ 진보진영의 실력에 관한 문제입니다.
한나라당이 속된 말로 X지랄을 해도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보다 높게 나오는 이유는 국민 다수가 민주당을 더 무능한 세력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진보정당이 민주당의 대안이 되지 못하는 이유 역시도 진보정당이 민주당보다 더 무능하다고 국민 다수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3. 2010년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한 지방선거의 ‘전략적’ 과제
현재 진보신당에게는 단계별로 봤을 때 몇 가지 넘어야 할 산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정치세력 상호간의 작용/반작용으로 얼마든지 역동적 상황이 벌어질 것입니다.
▷ 첫째, 우리는 객관적 상황에서 <민주노동당과의 경쟁체제>에 놓여 있습니다.
▷ 둘째, 우리는 국민 다수가 ‘진보적’ 색채라고 생각하는 <친노 세력과의 경쟁체제>에 놓여 있습니다.
▷ 셋째, 유약한 자유주의 세력이지만, 역사적으로 완고한 양당체제의 한축인 <민주당>의 헤게모니를 약화 및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 넷째,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서민대중의 표를 재탈환해서, 한나라당을 역사적으로 무능하고 소수파 보수정당으로 고립시켜야 할 역사적 사명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중에서 ‘생존’ 그 자체를 위해서 반드시 완수해야 할 임무는 최소한 첫번째 과제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실천적으로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정당득표>에서 민주노동당을 제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예전에 여촌야도(與村野都)란 말이 있었는데 현재 진보정당간의 경쟁체제로 봤을 때 ‘민촌(民村)진도(進都)’인 상황인 것 같습니다. 즉, 민주노동당은 지방에서 지지도가 높고, 진보신당은 대도시에서 지지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중산층의 존재> 및 <미디어 접근>의 차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과제를 수행하는데 최일선에서 복무해야 하는 분이 바로 노회찬(서울)/심상정(경기)/김석준(부산)/윤난실(광주)/노옥희(울산)라고 생각합니다. 이 경우, 우리는 최소한 2012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을 역사적으로 후퇴시키며 ‘진보정당의 대표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지방선거는 ‘보병전’의 성격이 강하다면, 총선은 ‘포격전’의 성격이 상대적으로 강합니다. 민주노동당은 헌신적 보병을 더 많이 갖고 있지만, 우월한 대포는 우리가 더 많이 갖고 있습니다.)
위의 첫 번째 과제는 <진보신당의 생존> 그 자체를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일 뿐입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면, <민주당 헤게모니를 대체하는 한축>으로 우리가 자리매김되어야 합니다. (이를 편의상 ‘대안야당’이라고 부르겠습니다.)
현재 MB와 한나라당 극복 과제의 본질적 사명은 바로 ‘대안야당’의 건설 그 자체입니다. 이 과정에서 친노가 연대의 대상이 될지, 경쟁의 대상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친노정당이 자신이 여전히 집권세력인 듯한 착각을 하며 ‘허파에 바람이 들어가’ 있으면, 경쟁대상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이럴 경우, 국민참여당은 2012년 총선에서 소선거구제의 특성상 거의 전멸을 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총선 직전에 민주당과 합당할 가능성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 4. 민주당 헤게모니의 약화를 위한 ‘과도기적’ 과제
저는 민주당 헤게모니를 약화시키는 전략적 과제와 민주당을 대체할만한 대안야당의 건설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는 <자유주의 왼쪽 블럭>과 정치연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한국적 특수성 때문입니다. 한국전쟁과 군부독재를 거치면서 한국은 자유주의가 ‘운동적’ 성격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사전 여론조사에서 유시민과 맞불을 때 노회찬 대표의 지지율이 가장 낮게 나오는 이유는 국민 입장에서는 가장 유사한 세력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유시민 자신이 표방한 것처럼, 그들을 ‘사회적 자유주의’로 용인해야 한다는 편입니다. 즉, 사회정책은 진보적 색깔을 약간 가지되, 경제적으로는 자유주의 세력으로 봅니다.)
물론 이러한 것은 우리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정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장기전>의 태세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 경우에는 2012년 최소한의 우리 교두보를 확보한 이후에, ‘훗날’을 도모하는 방편일 것입니다.
그러나 전자의 정치연합을 성사시키던, 아니면 훗날을 도모하며 독자노선을 강화시키던 그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는 <필수 조건>은 바로 우리 자신의 정치력이 증대되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 5.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가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 선거가 될 수 있는 이유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선거에서 득표결정의 3대 요소로 <당파워> / <인물파워> / <정책 및 이슈파워>로 구분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각급 선거별로 이 요소의 결정비율이 다르다고 합니다. 통상적으로,
▷ 대선의 경우, 3(당파워) : 5(인물파워) : 2(정책및이슈파워)
▷ 총선 지역구의 경우, 4(당파워) : 4(인물파워) : 2(정책및이슈파워)
▷ 지방 의원의 경우, 6(당파워) : 3(인물파워) : 1(정책및이슈파워)
물론 위의 가설을 검증할 방법은 없지만, 일단 승인한 것을 전제로 '광역단체장' 선거를 추정해보면,
▷ 광역단체장의 경우, 3(당파워) : 4(인물파워) : 3(정책및이슈파워)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실제로 1995년에 있었던 제1대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민자당의 정원식 / 민주당의 조순 / 무소속의 박찬종이 붙어서 정원식(20.34%) / 조순(41.57%) / 박찬종(32.98%)의 득표율을 보여준 바가 있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당시 박찬종 후보는 여론조사 내내 앞서가다가 막판에 유정회 관련 거짓말이 들통 나면서 개혁적 386표가 이반하면서 막판에 조순 후보에게 역전을 당했습니다.
요컨대,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의 경우 <당파워>는 비록 열세에 있다고 하더라도 <인물파워>와 <정책 및 이슈파워>에서 선전하면 충분히 한번 해볼만한 선거라는 것입니다.
◆ 6.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노회찬 캠프’에게 드리는 전략적 제언
역대 선거 결과 및 여론 동향을 면밀히 분석해보면, 현재 한나라당 헤게모니가 단지 ‘노무현에 대한 실정’ 때문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04년 탄핵 및 차떼기로 위기에 몰렸던 한나라당은 이후 몇 가지 의제를 주도했었습니다. △홍준표 의원의 경우 (군대관련) 국적 문제를 둘러싼 이슈파이팅의 주도 △청계천 복원(초록 의제) △(공영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서울지역 시내 버스체계 개편 △강북지역 뉴타운을 통한 주거정책의 이니셔티브(=주거정책) △자사고, 특목고로 대표되는 교육정책의 이니셔티브(=교육정책) 등이 모두 그러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할 것은 위 의제들이 대부분 <중산층의 욕구>를 반영한 의제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점을 '간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럽 진보정당의 사민주의 정치를 곰곰이 복기해보면, ‘정치공학적’ 원리의 본질은 에스핑 안데르센이 스웨덴 모델의 특징으로 지적했던 것처럼 <다수자 정치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다수자정치연합>(=정치공학적 원리) = <중산층과 서민층의 정치동맹>(=유권자 연합)계층/계급동맹) = <보편적 복지>(=정책 원리)는 같은 말의 다른 표현에 불과한 셈입니다.
즉, 노회찬 대표께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자나깨나 <다수자 정치연합>이라는 정치공학적 원리를 상기하면서, 유권자 대상으로 봤을 때는 <중산층과 서민층의 정치동맹>을 타겟 집단으로 상정하면서, 그것을 실현시킬 ‘구체적 수단’으로는 <정책>을 매개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가지 유의해야 할 것은, 한국의 <선별적 복지>의 정치공학적 함의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정책으로서의 <선별적 복지>는 한마디로 ‘서민층에게만’ 복지를 주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극빈층’에게만.)
즉, 그간의 진보정당이 '서민복지'를 강조하면서 결과적으로 <선별적 복지>를 지지한 꼴이 되었던 것이며, 한나라당이라는 보수정당은 <부유층과 중산층의 다수자 정치연합>을 정책을 매개로 성사시켰던 것입니다. 바로 이 지점이 '한나라당 헤게모니'의 실체적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 7. ‘다수자정치연합’과 한국식 ‘복지동맹’을 위한 전략적 중심고리 - 중산층에 대한 복지정책
다시 말해서 한국적 다수자정치연합과 한국적 보편적 복지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곧바로 유럽 정책을 흉내 내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복지혜택이 부재했던> ‘중산층’에 기본 타겟을 맞추면서도, 서민층에게도 그 혜택이 직간접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복지정책>을 기본 뼈대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진보정당은 한나라당의 <부유층+중산층의 다수자 정치연합>을 파탄내기 위해서라도 '진보버전의' <중산층+서민층의 다수자 정치연합>을 형성해야만 합니다. (즉, 중심고리는 '중산층의 탈환' 여부입니다.)
중앙당은 정책의 3대 요소로 △주거 △교육 △일자리(경제)를 설정했는데, 저는 생각이 약간 다릅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중산층과 서민층이 ‘함께’ 고통받고 있는 핵심 의제는 △주거 △교육 △노후라고 생각합니다. 일자리는 주거, 교육, 노후에 대한 복지투자가 활성화되면 ‘부산물’로 획득되는 것이지, 인위적이고 독립적으로 일자리 정책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거정책의 경우, 예컨대 <뉴타운 정책>에 대한 반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서울 유권자의 30%가 ‘전세’인 점을 착안해서 <공공전세 정책의 획기적 확대>를 핵심 내용으로 하되, 초록과 복지의 가치를 담아내는, <초록+복지 타운>같은 것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현재 아파트는 테니스장 등의 체육시설과 경로당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는데, <초록 복지 타운>의 경우 ‘어린이 도서관’을 의무화시키고, 어린이 도서관 학부모 운영위원회를 의무화시키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진보정당의 기본 지지층인 ‘남성386 세대’를 뛰어넘어 ‘여성 386세대’를 <복지동맹>의 축으로 편입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기본 득표력은 20%를 상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태양광 발전 시설 등을 부분적으로 추가하고, 옥상을 정원처럼 꾸면서 유기농 재배가 가능한 <도시농업> 및 <로컬 푸드>가 가능한 ‘공간적 거점’으로 활용하는 것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옥상을 상추, 토마토 등의 ‘가구별 농사’를 가능하게 한다면, 교육적 효과도 매우 높아질 뿐만 아니라 아파트 공동체 형성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명박의 강북지역 뉴타운이 4개에 불과했지만 <상징을 장악>했던 것처럼, <초록 복지타운> 역시도 서울시의 예산 제약 조건을 충분히 감안하여 2~5개만 시범운영해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교육정책의 경우 3가지 축의 접근이 필요한데, △핀란드식 교육 특구의 시범 운영 △공교육의 ‘공급부족’으로 발생한 사교육 문제에 대한 ‘공적 주체’로서의 개입 △지방자치제와 학교의 연계에 대한 ‘사교육 대체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교육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교육 문제에 대한 작동 원리를 잘 인식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사교육은 단순히 규제를 통해서 ‘억제’한다고 억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의 공급 부족>으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원인은 △위험사회에서 낙오에 대한 공포 △서열화 체제라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근본적, 구조적 원인도 있지만 중단기적으로는 △학부모 욕구에 대한 공교육의 공급 부족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중학교 미만의 아이들과 관련된 사교육은 대부분 ‘전인교육’과 관련된 사교육이 매우 많습니다. 피아노 학원, 미술학원, 무용학원, 태권도 학원, 수영 학원 등이 모두 그러합니다. '서열화’와 무관한 <사교육 시장>이 매우 넓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보육문제와도 부분적으로는 관계가 있습니다만.)
즉, 고등학교 사교육 시장이 대학체제와 긴밀히 연계된 반면 특히나 미취학 아동, 초등학생의 경우의 경우 <전인교육형 사교육>인 측면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방정부와 학교가 <공교육의 교육 공급 컨텐츠>의 강화와 혁신을 통해서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발견되는 것이 보건소 기능 강화 사례였습니다. 오세훈이 서울시장에 취임한 이후 보건소를 야간운영 및 주말운영으로 확대하려고 하자, 동네 병원들이 강력하게 집단항의와 실력행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보건소 기능 및 접근권을 확대하면 (경제학적 표현으로) <대체재> 관계에 있는 동네 병원들이 ‘시장경쟁’ 원리에 입각해서 가장 강력한 타격을 받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전인교육형 사교육을 공적 주체인 서울시, 구청, 그리고 학교가 연계해서 <방과후 학교> 등의 형식으로 <학원보다 싸지만 질적으로 우수한> 컨텐츠를 대량으로 공급할 경우, 사교육 학원들은 ‘시장경쟁 원리’에 입각해서 소멸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기업이 사기업을 시장경쟁 원리상 제압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저는 편의상 이것을 ‘로컬 공교육’이라고 이름붙이고 싶습니다. 학교 중심 공교육과 학원 중심 사교육을 뛰어넘는 ‘지역단위’ 공교육의 강화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선거에 걸맞는 네이밍 작업은 추가로 해야 할 듯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노후 문제>의 전략적 중요성입니다. 저는 노후 문제가 ‘진보의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노후 문제는 40대~노인 유권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세대에 걸쳐서 매우 절박한 문제일 뿐만 아니라, 계층적으로는 웬만한 중산층도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중산층-서민층이 모두 겪고 있는 매우 절박한 문제입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보충형 보험의 도입(*현재 건강보험 보장성 비율은 대략 55%라고 알고 있습니다.) △서울시 차원의 국민 주치의 제도의 도입 (*프랑스의 경우, 영국과 달리 최근에 도입했는데 몹시 성공했습니다.) △시범적으로 서울시가 운영하는 ‘상조 공제회’ 등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보충형 보험의 도입도 일단 중산층-서민층이 절박하게 생각하는 분야들에 한해서 도입할 수도 있습니다. 중산층과 서민층 모두가 매우 절박하게 다가오는 암, 치매, 중풍 등이 여기에 해당할 것입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노후 정책'은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에 부유세를 통해 조세문제의 정치쟁점화를 우리가 주도했던 것처럼, 노후문제의 정치쟁점화를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노후 문제는 "한나라당 지지기반 한가운데로 쳐들어가는" 의미를 갖기 때문에 선거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게 될 것입니다. 진보정당에 대한 (어르신들 유권자들의) 반감층을 약화시키면서도, (40대~50대) 진보정당 호감층을 강화시키는 중층적 의미를 갖게 될 것입니다.
◆ 8. 노회찬 대표, <인물 파워>의 결정적 약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2008년 총선에서 노회찬 대표가 노원 선거구에서 떨어졌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저는 <정책 및 이슈파워>에서 홍정욱 후보에게 밀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물파워는 압도적 우위였지만, 중산층과 서민층이 절박하게 생각하고 있는 ‘주거 및 교육’ 분야에서 호소력있는 정책파워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졌다고 생각합니다.
유권자들은 선거의 초반-중반-종반에 따라서 △넌 누구냐 (=인물의 유능함 여부) △그래서 당신은 뭘 해줄 건데 (=이해관계의 문제) △그래서 누가 당선될 것 같은데 (=권력의 쏠림 현상)의 경로를 밟는다고 생각합니다.
노원 선거의 경우, △‘넌 누구냐’에서는 압도적 우위를 보여주었지만 △그래서 나에게, 우리가정에게, 우리 동네에, 우리나라에는 뭘 해줄 건데라는 ‘이해관계의 문제’에 대해서는 (*노원 유권자들 입장에서 볼 때) 피상적 접근을 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덕양 선거에서 심상정 캠프는 인물파워는 상대적으로 노회찬 후보만큼 파괴력이 못 미쳤지만, ‘정책 및 이슈파워’를 주도하며 중반 추격전을 전개할 수 있었습니다.
즉, 서울시장 선거에서 노회찬 대표가 <민주당 후보를 제압>하고 한나라당 후보와 맞짱을 뜨기 위해서는, 아니 하다못해 민주당 후보와 2위 경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정책 및 이슈파워>에서 확실하게 제압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의 시각에서 노회찬 대표의 이미지는 ‘말 잘하는 사람’, ‘서민의 편’, ‘합리적인 진보’ 정도의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 사람이 서울시장이 되면 <나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이익>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상(像)이 잡히지 않을 것입니다.
이 부분은 노회찬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전략에서 <중심고리>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회찬 대표는 △주거 △교육 △노후 분야를 3대 핵심 축으로 해서, <좋은 컨텐츠가 있는 노회찬>의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기획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노원 선거처럼 선거 초반에는 반응이 좋지만, 막판 뒷심이 딸리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해외 방문 또는 연수, △(*본인이 발제한 것에 대한) 한 주제에 대한 전문가 연속 토론회, △대상화된 서울시민 연속 토론회를 통한 정책 검증 대회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면서, <컨텐츠 있는 노회찬>의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6개월 동안 꾸준히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9. ‘정책’의 상위개념은 ‘정치’와 ‘기획’이라는 사실의 자각이 절실한 이유.
진보정당이 ‘성장’을 대한 비전이 없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완전히 허구입니다. 그것은 한국의 ‘유능한’ 우파가 만들어놓은 프레임이며, 동시에 한국의 ‘무능한’ 좌파들이 수용한 프레임이기도 합니다.
세계 사민주의 정치사는 <특권층 중심의 성장 노선>과 <서민중심 성장노선>의 대립 축에 다름 아닙니다. 1929년 대공황 이후 ‘자유(방임)주의 경제노선’을 심판하며 등장한 1932년에 미국 루즈벨트 정권의 ‘뉴딜 정책’이 그러했으며, 1932년 스웨덴 사민당의 비그포르스가 주도한 <공공투자 활성화 정책>이 그러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오바마 정권의 정책도 이에 해당합니다.
경제란 본질적으로 공급과 수요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어야 합니다. 공급은 기업과 노동자가 하지만, 수요는 서민들의 구매력에 의해서 좌우됩니다.
90년대 중반 이후 제3의길론자들에 의해서 쇠락의 운명에 처해있다고 저주받던 북유럽 사민주의 국가들인 스웨덴과 덴마크가 <유연 안정성 체제>를 통해서 기존의 <강력한 사회적 안전망>을 투자 활성화 정책과 연계하자마자 북유럽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은 영미식 자본주의보다 우월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수요측 구매력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안전망이 튼튼할 때,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번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재도전>의 경제적 활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창업투자의 활성화, 중소상공인의 활력, 서민층의 경제적 활력이 모두 <사회적 안전망>이 튼튼할 때만 가능한 것입니다.
또한 경제학계에서 교육서비스와 보건서비스는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에 효과적이라는 견해에 거의 만장일치에 가깝습니다. 잘 설계된 ‘복지 투자’는 그 자체가 ‘가장 강력한’ 경제활성화 조치이자 동시에 일자리 창출 정책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서비스 중심의 <강력한 사회복지>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은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진보적 경제성장 정책이며, 자본주의적 생존위협으로부터 서민층과 중산층을 방어해주는 ‘생존수단의 사회화’ 정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치’의 힘으로 자본주의적 억압구조에 파열구를 내는 해방의 정치이기도 합니다.
다만, 우리가 이 시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정책정당에 대한 물신화된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정책이란 본질적으로 ‘정치’의 하위개념입니다. 정치란 중산층과 서민층의 가장 절박한 문제를 가장 현실적 방법으로 풀어내는 심리적-이미지적-담론적-인격화된 행위여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의 상위개념은 기획이여야 하며, 기획의 상위개념은 선거 전략이어야 하며, 선거 전략의 상위개념이 바로 ‘정치전략’ 및 ‘이념과 노선’입니다. 즉, 정치전략-선거전략-유권자 타겟 전략-정책전략의 위계화된 접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전략은 교수와 정책전문가에게 위임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정치전략 및 선거전략의 하위개념으로 기획, 가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책은 ‘상향식’으로 설계되어서는 안되고, ‘하향식’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총 책임자는 후보 자신이어야 하며, 노회찬 서울시장 캠프의 ‘전략통’이 실무적 총괄 책임을 맡아야 할 것입니다.
◆ 10. 글을 맺으며 - ‘긴 터널’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노회찬 대표님께서는 삼성X파일 2심 무죄판결에 대해서 “긴 터널을 지나온 것 같다”는 취지의 소감을 밝혔습니다. 우리는 △80년대적인 의미에서의 민주화의 시대를 보내고 △진보정당의 존재 부재 시대를 보내고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는 시대를 보내고 있습니다.
역사적, 객관적 조건 자체가 크게 우리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여전히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고 제가 생각되는 근본 이유는 과연 우리에게 터널을 뚫고 갈 <지혜와 열정과 능력>이 있는지 여부인 것 같습니다. 삼성X파일 2심 무죄 판결 하나에 많은 당원들이, 그리고 유권자들이 ‘희망’을 느끼는 것은 지금, 여기, 우리가 느끼는 절망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부디, 노회찬 서울시장 캠프를 잘 정비 운영하셔서, ‘희망의 근거’가 되어주기를 당부드립니다. 부족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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